티스토리 뷰

728x90

 최근 국제 공동 연구팀이 발표한 암흑에너지에 관한 혁신적인 연구 결과는 우주론의 패러다임을 완전히 바꿀 가능성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한국천문연구원이 참여한 암흑에너지분광장비(DESI) 국제 연구진은 암흑에너지가 시간에 따라 약화되고 있다는 충격적인 발견을 2025년 3월 24일에 공개했습니다.

 이는 기존의 우주 모델에 대한 근본적인 재고가 필요할 수 있음을 시사합니다.

 

쿠키뉴스 갈무리

기존의 암흑에너지 이해와 표준 우주론 모델

 우주는 약 130억 년 전 빅뱅으로 탄생한 이후 지속적으로 팽창해 왔습니다.

 이는 관측에 의해 우리 은하와 멀면 더 멀수록 더 빠르게 멀어진다는 관측에 의해 놀랍게도 이 팽창은 감속되지 않고 오히려 가속화되고 있다는 사실이 1998년에 발견되었습니다.

 아무것도 없는 우주 공간에 어떤 힘이 있기에 이렇게 팽창을 가속화 하고 있는 것인지 과학자들은 알지 못해고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 여러 가설을 세웠으며 그중에 이 예상치 못한 현상을 설명하기 위해 '암흑에너지'라는 개념을 도입했습니다.

 

 표준 우주론 모형(ΛCDM, 람다-차가운 암흑물질 모형)에 따르면 우주는 다음과 같이 구성되어 있습니다.

  • 보이는 물질(바리온): 약 4%
  • 암흑물질: 약 27%
  • 암흑에너지: 약 69%

 기존 이론에서 암흑에너지는 우주 전체에 균일하게 분포되어 있으며, 시간에 따라 변하지 않는 상수(우주상수 또는 Λ)로 취급되었습니다.

 이 암흑에너지는 중력과 반대 방향으로 작용하는 척력을 만들어 우주의 팽창을 가속화한다고 여겨졌으며, 암흑에너지의 상태방정식 값은 -1로, 이는 시간이 지나도 그 밀도가 변하지 않는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쉽게 표현해서 물리학적으로 공간이 늘어나면 그 안에 있는 물질의 에너지는 줄어 들어야 맞는데 암흑에너지는 항상 같은 에너지를 보인다는 뜻이 되며, 이를 다르게 표현하면 암흑에너지는 공간이 늘어나면 그와 동시에 에너지도 늘어난다는 이야기로 해석될 수 있습니다.

 

 아인슈타인은 처음에 우주가 정적이라고 생각하여 그의 일반상대성 방정식에 해결되지 않는 계산을 해결하기 위해서 '우주상수'를 도입했지만, 우주 팽창이 발견된 후 이를 '가장 큰 실수'라고 철회한 사건이 우주의 암흑에너지에 대한 대표적인 사건입니다.

 그러나 우주 가속 팽창이 발견된 후, 이 우주상수 개념이 암흑에너지를 설명하기 위해 부활했습니다.

 

기초과학연구원 사이트 갈무리

DESI 연구와 획기적인 새로운 발견

 암흑에너지분광장비(DESI) 프로젝트는 우주 에너지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암흑에너지의 정체를 밝히기 위해 분광기로 우주 3차원 지도를 만드는 대규모 국제 공동 프로젝트입니다.

 한국을 비롯한 11개 국가, 70개 기관의 연구자 약 900명이 참여하고 있는 이 프로젝트는 미국 애리조나주 키트피크 산에 위치한 망원경에 5000개의 광섬유 로봇으로 구성된 다채널분광기를 이용하여 연구를 수행하고 있습니다.

 

 최근 DESI 연구팀은 약 1500만 개의 은하와 퀘이사(중심부에 블랙홀이 있는 밝은 천체)를 포함하는 3년간의 관측 데이터를 분석했습니다.

 그 결과, 암흑에너지의 밀도가 지난 45억 년 동안 약 10% 감소했다는 놀라운 사실을 발견했습니다.

 

 연구팀은 중입자 음향 진동(BAO) 패턴을 측정하는 방식을 통해 암흑에너지의 영향을 추적하였는데, BAO는 우주 초기에 입자들이 중력에 의해 서로 끌어당기면서 만들어진 물질 분포의 미묘한 패턴입니다.

 이 패턴은 일종의 '우주 눈금자' 역할을 하며, 우주가 팽창하는 방식에 직접적인 영향을 받습니다.

 연구팀은 여러 거리에서 이 패턴을 측정한 DESI 데이터와 함께 우주 마이크로파 배경 복사, 초신성, 약한 중력 렌즈 관측 자료를 종합적으로 분석했습니다.

 

DESI 탐사 소개 홈페이지 갈무리

기존 이론과의 충돌과 새로운 이해

 DESI 연구팀의 분석 결과, 암흑에너지의 상태방정식 값은 -1이 아닌 -0.903(불확실성 ±0.023)으로 측정되었습니다.

 이 결과가 상태방정식 값이 -1인 우주상수 모형과 부합할 확률은 0.02% 정도에 불과합니다.

 즉, 암흑에너지가 시간에 따라 변화하는 모형이 기존의 표준 우주론 모형보다 관측 자료를 더 잘 설명한다는 것입니다.

 

 이러한 발견은 암흑에너지가 우주상수가 아니라 시간에 따라 변화하는 '제5원소'(퀸테센스)일 가능성을 시사합니다.

 퀸테센스는 물리학에서 가상의 암흑 에너지 형태로, 우주의 가속 팽창을 설명하기 위한 스칼라 필드(scalar field)를 의미하는데, 이는 우주상수와 달리 시간에 따라 변화할 수 있으며, 운동 에너지와 위치 에너지의 비율에 따라 인력이나 척력으로 작용할 수 있습니다.

 

the SCIENCE plus 홈페이지 갈무리

우주 팽창 가속도의 감소와 그 의미

 암흑에너지의 밀도가 약화되고 있다는 사실은 우주의 팽창 가속도가 점점 줄어들고 있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기존에는 암흑에너지가 일정하다는 가정 하에 우주가 영원히 가속 팽창할 것으로 예측되었습니다.

 그러나 이번 연구 결과에 따르면, 우주의 팽창 속도는 여전히 가속되고 있지만 그 가속 정도가 서서히 감소하고 있는 것입니다.

 

 만약 이러한 추세가 계속된다면, 미래에는 우주의 팽창이 감속하거나 심지어는 수축으로 반전될 가능성도 있습니다.

 하지만 이러한 변화는 수십 억 년에 걸쳐 매우 천천히 일어날 것이니 너무 걱정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제가 앞으로 몇년을 더 살겠어요 ^^

 

 한국천문연구원 소속하고 DESI 프로젝트에 참여하는 샤피엘루 알만 천문연 박사는 "암흑에너지가 우주상수가 아닐 수 있다는 엄청난 발견을 시작으로 우주론의 표준 모형을 바꾸고, 이론 물리학의 기반을 흔들 연구를 이어 나갈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한국천문연구원 홈페이지 갈무리

연구의 한계와 향후 전망

 현재로서는 암흑에너지가 약화하고 있다는 결론을 최종적으로 내리기는 아직 이르다고 할 수 있습니다. 

 DESI 프로젝트는 총 5년간의 임무 중 현재 4년차 관측을 수행 중이며, 프로젝트가 종료될 때까지 약 4000만 개의 은하와 퀘이사를 측정할 계획입니다.

 더 많은 데이터가 축적되면 암흑에너지의 본질에 대한 더 정확한 이해가 가능해질 것입니다.

 

 또한 2023년에 발사된 '유클리드 우주망원경'과 2027년에 발사될 예정인 '낸시 그레이스 로만 우주망원경' 등 다른 대형 관측 프로그램도 이 연구에 동참할 예정입니다.

 이러한 다양한 관측 프로그램을 통해 암흑에너지의 본질과 우주의 미래에 대한 더 깊은 이해를 얻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됩니다.

 

 이에 따라, 암흑에너지의 밀도가 시간에 따라 약화되고 있다는 DESI 연구팀의 발견은 우주론의 패러다임을 바꿀 수 있는 중대한 전환점이 될 수 있습니다.

 이는 우주의 구성과 미래에 대한 우리의 이해를 근본적으로 재고하게 만드는 중요한 발견입니다.

 암흑에너지가 일정한 우주상수가 아니라 시간에 따라 변화하는 동적인 에너지라면, 우주의 최종 운명도 지금까지 생각했던 것과는 다를 수 있습니다.

 우주가 영원히 가속 팽창하여 결국 '열적 죽음'에 이를 것이라는 기존의 예측과 달리, 팽창 속도가 점차 감소하여 궁극적으로는 다른 운명을 맞이할 가능성도 있습니다.

 

 이번 연구는 우주의 가장 큰 수수께끼 중 하나인 암흑에너지의 본질에 한 걸음 더 가까이 다가서는 중요한 진전이라고 할 수 있으며, 앞으로 더 많은 관측 데이터와 이론적 연구를 통해 암흑에너지의 본질과 우주의 미래에 대한 더 정확한 그림을 그릴 수 있기를 기대합니다.

 

 

728x90
반응형
최근에 올라온 글
최근에 달린 댓글